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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 시리어스

[시리어스 다이어트] 결국 조바심이 다이어트를 망친다

 

 

챌린지도 후반전으로 접어들었다. 12주라는 기간이 인생에서 본다면 참 짧은 기간이지만 당장의 시기로 본다면 지치기 쉬운 기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챌린저가 지치지 않도록 시리어스 다이어트 챌린지에서 많은 동기부여 장치들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지만, 다가오는 연말에 많은 챌린저의 마음이 약해지거나 느슨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다이어트라는 것이 나를 위한 관리의 일환이라 느슨해지는 것은  다시 시작하기 위해 잠시 쉬어가는 과정으로 여겨도 되지만, 이 시기에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길한 기운이 있다. 바로 조급함이 낳은 괴물, 자괴감이다. 이 자괴감이라는 괴물은 우리를 서서히 침식시켜 결국에는 주저앉게 만든다. 오늘은 이 괴물과 조금 거리를 두는 방법으로 주제를 가져왔다. 부디 이 주제가 모든 챌린저의 시다챌 완주에 도움이 되면 기쁠 것 같다.

 

 

 

 

내 자괴감은 어디에서 왔는가

 

 

 

 

 

 

 

자괴감의 뜻을 알고 있는가?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단어들이 있지만 종종 뜻을 알지만 입으로 정확히 내뱉기 힘든 단어들이 있다. 이 자괴감도 그런 결의 단어인데, 사전적 정의를 이야기하자면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마음’이다. 그럼 다이어트 하면서 자괴감은 왜 생기는 걸까? 이야기의 핵심은 ‘비교’에 있다.

 

 

시다챌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다이어트 일지’다. 일지를 쓰면서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기르고 이를 타인과 공유하며 유대감을 쌓는다. 그리고 다른 챌린저의 일지를 보며 자신의 식단을 보충하기도 하고 자극을 받기도 한다. 여기까지가 일지의 순기능이다. 하지만 다이어트 정체기나 조절에 실패하면 자극이 아니라 비교를 하게 된다. 그리고 ‘왜 나는 저렇게 독하게 하지 못하지’하는 자괴감을 만난다.

 

 

 

Why가 중요하다

 

 

자극과 달리 자괴감이 무서운 이유는 지금부터다. 자괴감은 절대 좋은 행위로 이어지지 않는다. 자괴감은 결국 자존감을 무너뜨린다. 나 자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을 심해의 저 어딘가로 끌어내린다. 나를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이 낮아지면 자연스럽게 다이어트 동기도 흐려진다. 왜냐면 다이어트는 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자괴감을 조금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감히 주제넘지만 내가 도움받았던 방법을 공유하고 싶다. 그 방법은 바로 ‘왜’를 떠올리는 것이다. 생각보다 우리는 관성에 녹아서 살아간다. 사람이라면 모두가 24시간을 산다고 하지만 실제로 정신을 번뜩여가며 능동적으로 사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런 수동성을 버리고 왜 이 행위, 굳이 정신이 힘든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금 객관적으로 생각해본다. 당신은 왜 다이어트를 하는가. 몇 킬로그램 같은 수치적인 목표를 묻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어떤 삶의 방향성에서 이 시점에 다이어트를 선택했는가. 그 답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순간 남은 비교대상이 아니게 된다. 본래의 ‘why’로 돌아가 오직 다른 것들은 지운 채 다이어트에 집중할 수 있다.

 

 

 

 

단 0.1g에도 당신의 잘못은 1도 없다

 

 

 

다이어트의 궁극적인 목적은 감량이 아니다. 건강이다. 건강을 추구하는 과정, 나만의 건강방정식을 찾기 위한 과정에서 감량도 같이 오는 것이다. 지금의 내 몸을 내 탓으로 돌리지 말자. 70억의 사람이 있다면 70억 개의 사연이 있는 법이다. 지금 품고 있는 지방 단 0.1g에도 나의 잘못은 없다. 다만 내 몸이기 때문에 책임이 있을 뿐이다. ‘몸의 상태’에 ‘잘못’이라는 감정적 언어가 섞이면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힘들다.

 

 

 

 

 

 

 

지금 이 길고 험난한 12주간의 레이스 오직 내 몸을 위해 고난과 고통 속에 참아내며 견디고 있는 당신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다. 그런 결심 아무나 할 수 없다. 그러니 자괴감은 힘껏 구겨서 과감하게 버려라. 충분히 잘 해나가고 있다.

 

 

 

 

나만의 속도와 방향을 유지하는 법

 

 

 

항상 매거진에서 강조하는 것이 '나만의 속도와 방향을 유지하자'이다. 모든 초점이 나로 향할 때 자괴감은 고개를 들지 못한다. 그래도 당장 처방이 필요한 챌린저를 위해 도움이 될만한 야매 처방전을 선물한다면 오늘 저녁 거하게 먹는 것이다. 정말 먹고 싶은 걸로. 하지만 이 식사를 ‘스트레스 해소식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나를 위한 식단’이라고 명명한다. 쉽게 말해 그 식단의 주체를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에 두지 말고 ‘나’라는 사람에 둔다.

 

 

 

 

 

 

 

나는 다른 건강 식단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이 식단을 굳이 선택해서 먹는 것이다. 자괴감은 스스로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을 때 온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스스로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만 들어도 어느 정도 회복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다음날 철저하게 식단 관리를 한다. 왜? 내가 선택했기 때문에.

 

 

 

 

작은 시도들이 모여 온전한 나를 만든다

 

 

 

 

 

 

이것은 단기 처방이다. 장기 처방은 심호흡을 하고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다. 나는 누군지 왜 다이어트를 하는지, 원하는 것이 뭔지. (부작용이 있다면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다이어트 아님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교대상을 비포 시절의 나와 어제의 일지에 둔다. 조금씩 나아지는 자신을 칭찬한다. 그리고 인생의 영원함과 무상함을 함께 느낀다. 영원함 속에 이 작은 시도들이 얼마나 가치 있을지 알며, 무상함 속에 이 자괴감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짧은 감정인지 느껴보자. 그러면 어느 순간 평온해진 자신과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